가제: 계산서 주세요! 한 카페 종업원의 파란만장한 하루 (The Bill please)
원제: L'addition, s'il vous plaît ! - les tribulations d'un garçon de café
저자: Raphaël Tillet
출판사: Robert Laffont
216쪽 / 에세이, 문화 / 2026.5 출간예정
프랑스 카페라는 무대 뒤에서, 보이지 않던 노동의 희비극을
유쾌하고도 날카롭게 기록한 현장 에세이.
“주문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무엇으로 드릴까요?”
“음… 아직 잘 모르겠네요…”
― 40번 테이블
카페는 매일같이 ‘일의 희극’이 펼쳐지는 마지막 대중극장이다. 손님과 웨이터의 짧은 대화, 주문서가 쏟아지는 점심 러시, 주방에서 터져 나오는 고함, 그리고 그 사이를 쉼 없이 오가는 접시들. 우리가 테이블에 앉아 소비하는 한 끼 식사 뒤에는, 치열하게 돌아가는 또 하나의 세계가 존재한다.
저자는 10년간 그 세계의 중심에 서 있었다. . 파리의 전통 브라세리에서 시작해 동네 카페, 관광객이 넘쳐나는 레스토랑, 북미의 주방까지 오가며 그는 외식업의 빛과 그늘을 몸으로 겪었다. 폭군 같으면서도 탁월한 셰프, 능청스럽고 노련한 웨이터, 번아웃 직전의 임시직 노동자, 경영 압박에 시달리는 사장, 그리고 때로는 무례하고 변덕스러운 손님들. 그는 그 모든 인물과 사건을 유머와 거리감, 그리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기록한다.
이 책은 접시와 빵 바구니를 나르는 ‘러너’로 시작한 한 청년의 성장기이자, 열정과 착취, 동료애와 위계 질서, 삶의 예술과 생존의 경제가 뒤엉킨 노동 현장의 사회학적 보고서이며, 인간 군상의 희극이다. 동시에 그 안에는 묘한 연대와 자부심, 그리고 이 직업을 향한 애정 또한 존재한다.
리듬감 있고 흡인력 있는 문장으로, 이 책은 독자를 소란한 홀 한가운데로 데려다 놓으며, 땀과 열기, 피로와 웃음이 뒤섞인 현장에서 ‘일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저자] 라파엘 틸레
저널리즘을 전공했지만, 레스토랑 업계에서 일하게 되었다. 바텐더, 파리 레스토랑의 부지배인, 지저분한 주방 깊숙한 곳의 설거지 담당까지, 10년간 다양한 역할을 오가며 현장을 경험했다. 현재는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첫 번째 서비스
나는 돈이 궁해서 외식업에 발을 들였다.
아마 나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어느 목요일, 나는 나시옹 광장에 있는 브라세리 ‘르 카르디날’ 앞에 서 있었다. 신비로운 세계, 놀라운 이야기들, 정장을 입고 오만하면서도 악마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웨이터들의 세계를 처음 마주하려는 순간이었다. 나는 22살이었고, 10년 넘게 이어질 웨이터 생활의 문턱에 서 있었다.
“카푸치노 하나 주세요. 그런데 위에 거품은 빼주실 수 있나요?”
― 7번 테이블
나는 담배를 몇 모금 남겨두고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가게를 바라보았다. 대로와 번화한 거리 모퉁이를 따라 길게 자리 잡은 전통 브라세리. (중략) 나는 두려웠다.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실수할 것이. 밖에서 보던 레스토랑은 재빠르고 능숙하고 건방진 웨이터들의 세계였다. 나는 트레이를 들고 걸을 수 있을까? 경력이 있다고 거짓말해야 할까? 이미 망할 게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나는 돈이 필요했다. 그리고 솔직히 알고 싶었다.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식당에 가면, 나는 무대 위 배우들처럼 분주하게 움직이던 그들을 동경했다. 서로 고함치고, 사라졌다가 다시 등장하며, 초보자에겐 이해할 수 없는 언어를 쓰는 사람들. 나는 그들 중 하나가 되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이제 열 살의 나에게 답할 시간이다.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